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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의 시
The Poetry of Geometry

2025.6.10. _ 2025.7.5

고송화, 진효석 Duo show

오프닝 행사

6월 14일(토)2:00PM

미술, 음악 그리고 와인

6월 20일(화)2:00PM

기하학의 시 포스터

아트 살롱 드 아씨 갤러리는 사람들에게 예술로 위로와 평안을 전하는 열린 공간의장을이어 온 갤러리가 개관 2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기획한 아트 살롱 드 아씨 갤러리는 2년이라는 시간의 축적을 기념하여 특별한 2인전을 선보인다.

《기하학의 시》는 두 작가, 고송화와 진효석의 조형 언어를 통해 기하 추상이 지닌 시적 감성과 미학적 울림을 탐색하는 전시이다. 기하 추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다. 자연을 재현하는 대신, 세계를 이루는 본질적 구조와 형태, 색이 지닌 원초적 에너지를 탐구한다. 단순한 선과 면, 반복과 변주의 언어를 통해 감각 너머의 질서와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표현을 넘어, 이성과 직관, 질서와 감성이 교차하는 지점에 대한 탐색이다. 화면 위의 선 하나, 형태 하나는 계산된 구조이자, 조용히 울리는 시적 진동이며, 보는 이의 감각을 흔드는 무언의 질문이 된다.

《기하학의 시》는 이러한 조형적 사유를 깊이 있게 다루는 두 작가, 고송화와 진효석의 작업을 통해 기하학이 품은 시적 감성과 사유의 공간을 조명한다. 서로 다른 조형 방식 속에서도 두 작가는 ‘절제’와 ‘울림’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만난다. 이 전시는 기하 추상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고송화 KO Song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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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ondes, Huile sur toile, 80 x 80cm, 2025.

고송화 작가는 단색의 모노크롬 화면 위에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선을 긋는 작업을 통해 정적인 긴장과 내면의 울림을 담아왔다. 기존에는 곡선 위에 직선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화면의 흐름과 균형을 조율해왔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기하학적 도형들을 병치하여 새로운 조형적 질서를 탐색한다.

원, 삼각형, 사각형 등 명확한 형태는 무지개 빛 스펙트럼의 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색 화면 위에 생생한 리듬과 색의 떨림을 더하며, 더욱 구체화된 구조적 시각 경험을 제안한다. 이는 단색화의 동양적 미학에 서구적 구성주의와 미니멀 아트를 결합한 시도로, 절제된 감성과 시각적 정교함이 공존하는 고유한 추상 언어로 확장된다.

특히 고송화 작가의 작업에서 주목할 점은 감각의 전이를 유도하는 조형적 깊이다. 화면 위에 흐르는 선들은 단지 시각적 구성에 머무르지 않고, 파동(les ondes)처럼 울려 퍼지는 소리로, 피부로 와닿는 촉각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탁월한 지점은, 이 파동이 ‘빛’으로까지 번역된다는 점이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새긴 두툼하고 깊은 선들은 마치 화면에 각인된 시간의 흔적처럼, 보는 이의 움직임과 빛의 각도에 따라 스스로 발광하는 듯한 시각적 파장을 일으킨다.

이는 회화의 표면이 단순한 평면이 아닌, 빛과 감각이 교차하는 살아있는 장이자, 한국 단색화의 명상적 전통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읽을 수 있다. 고송화의 화면은 더 이상 고요한 평면이 아닌, 파동과 색, 빛과 리듬이 교차하는 조형적 시(詩)이며, 감각과 지각이 만나는 새로운 추상의 공간이다.

​진효석 JIN Hyo_Seok

빛의 단면, 공간의 숨결. 진효석의 조각적 사유에 대하여

빛의 단면, 공간의 숨결

진효석의 조각은 말이 없다. 다만, 접히고 겹치며 스스로를 열고 닫는다. 색은 말을 아끼고, 선은 멈추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시작과 완결을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이, 감각이 머무는 찰나를 조각한다.

차가운 산업 재료는 손에 닿아 따뜻해지고, 반사된 세계는 조용히 작품 안으로 스며든다. 그곳에서 공간은 다시 태어난다. 낯선 각도로 비틀리고, 시간의 결을 따라 은밀히 흔들린다. 빛은 면을 가르고, 그 면은 또 다른 면을 부른다. 보이지 않던 구조가 시선의 흐름을 따라 드러나며, 고요한 긴장 속에서 관객은 어느새 그 공간의 일부가 된다.

그는 묻는다 — 평면과 입체, 안과 밖, 작품과 나 사이의 경계를. 구획된 형상은 없다. 모든 경계는 느슨하고, 모든 형상은 잠정적이다. 진효석의 기하학은 계산이 아니라 감각이며, 구성이라기보다 하나의 여백이다. 재료의 물성은 작가의 손을 거쳐 물러지거나 강해지고, 반사된 빛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작품에 새로운 결을 만들어낸다.

이 조용한 조각들은 관객이 움직일 때 비로소 빛난다. 그 앞에 선 우리는, 마치 거울 앞에 선 듯 자신의 위치를 다시 묻게 된다. 작품은 고정된 대상을 넘어, 움직임과 감각, 인식의 흐름 속에 살아 있는 존재가 된다. 그렇게 그의 작업은 하나의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가 된다.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그의 조형은 감각을 깨우는 미세한 진동이며, 지각 너머를 향한 침묵의 기하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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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ition 0525 합판에 아크릴과 폴리카르보나이트 패널 70 x 55 X 6.5 cm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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