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Salon de H 갤러리는 2023년 7월 13일부터 8월7일까지 김명남의 개인전 《 Écriture blanche 》을 개최한다. 김명남은 1993년부터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남은 순백의 화면을 뚫거나 긁어내는 방식과 삼베나 모시로 한지위에 작가의 내면의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모색한다. 자국의 흔적들은 마치 언제 생겼는지 인지하기 어려운 인간의 피부, 주름처럼 시간과 기억의 지층들로 보인다. 켜켜이 쌓아 나간 작가의 기록은 《하얀 묘법 Écriture blanche 》의 전시장에 한데 모여 순백의 공간을 경험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점차적으로 드러나는 점과 선의 흔적들을 따라가면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풍경과의 마주침으로 확장된다.
나에게 흰색이란?
삶의 모든 것을 덜어내기도 하고, 흡수할 수 있는 색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그냥 묵상으로 초대하는 색깔이다. "흰색에 대한 기억" 은, 삶에서 가장 가파른 절벽에 처할 때와 가장 희열을 느낄 때, 빛처럼 강하게 와닿는 색이었다. 흰색으로 작업하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나는 녹내장을 앓게 되었다. 현대의 의학이 좋아서 실명을 확률은 적다지만, 화가로서는 충격적인 병이다. 음악가에게 청각이 중요하듯이… 하지만 나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보다 더 무서운 병이 많은데…다행히…. 그때부터 나는 어떻게 그림을 그려가나? 하고많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며, 2010 년에 완전히 색과 붓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작업을 할 때, 참으로 평안함이 함께 했다. 누군가가 알아주던, 몰라주던…오늘도 나는 송곳으로 하얀 화면에 흔적을 남기며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