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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파리 아르스날로부터>

- 한인 작가들이 주체가 되어 다국적 작가들과 함께 하는 집단 작업 공간으로

탄생한 ‘아르스날(Artsenal)'

- 아르스날은 교류의 역사, 어떻게 한국의 작가들이 파리의 주변에 정착해서 전 세계의 작가들에게 단체적 정신을 불어넣었는가

- 시대의 파도를 넘어 창출할 새로운 것들을 향해 계속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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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예술가 협회(Association Des Artistes SONAMOU)는 예술을 매개로 국경을 초월하는 문화 세계화를 목표로 다양한 조형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모인 파리의 대표적인 재불 한인 예술가 단체이다. 한인 작가들이 주체가 되어 다국적 작가들과 함께하는 집단 작업 공간으로 탄생한 이 공동 작업실은 ‘아르스날이라(Artsenal)'이라 명명됐다. 프랑스어로 예술을 뜻하는 ‘Art’와 병기창을 뜻하는 ‘Arsenal’을 조합한 신조어이다.
그리고 마침내 1992년 2월 18일, 파리 한인사회 및 프랑스 당국, 이시-레-물리노 시의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아틀리에(Atelier) 문을 열었다. 이후 21명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들이 가입하여 총 46명의 예술가가 모인 협회가 되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15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소나무 예술가 협회를 거쳐 갔으며, '22년 현재 프랑스에만 50여 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고, 귀국 후 한국, 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회원들과 교류는 물론, 더 나아가 재외 한국 예술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프랑스, 한국, 미국 등 여러 지역에서 정기전 및 국제 교류전과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소나무예술가 협회http://sonamou.com 홈페이지 발췌)

2023년 6월 여의도에 갤러리 개관 이후 소나무 협회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초대하여 전시를 기획해 오던 아트 살롱 드 아씨 이혜숙 대표는 이 시점에 소나무 협회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새로운 장소를 찾을 것이다" 라며 소나무회를 만들려고 애썼던 젊은 작가 권순철, "소나무는 동양, 기, 시간을 견디는 절개" 라고 하던 회원 김태종…. 초창기 소나무회 회원들의 도전정신은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현재 '원로작가'라 불리지만 아직도 정신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소나무협회 제1세대 작가들 8명을 초대하여 젊은 날의 그 도전정신을 되돌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취지라고 아트 살롱 드 아씨갤러리 이대표는 말한다. 그리고 이대표는 세계의 예술운동의 중심이었던 프랑스는20세기에 접어들고 완강한 개인주의자들이 되었다. 

 

뿔뿔이 흩어져 오로지 개별적으로 일반대중과 접촉하는 개인주의적 척박한 풍토에서 프랑스의 예술계에서 한국의 예술가들이 파리의 주변에 정착하여 어떻게 전세계의 작가들에게 단체적 정신을 불어넣었는가? 현재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상에서 모든 것들이 새롭게 재편되는 이때, 과연 예술 가치의 좌표를 어디로 찍고 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전시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화두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Kwun Sun Cheol 권순철

 

권순철은 존재의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존재 안에 있는 정신을 탐색하려 노력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은 얼굴과 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얼굴들은 과거와 역사의 증인들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불러일으키는 의식에서처럼, 볼 수 없기 때문에 표현되기 힘든 것이다. 

권순철은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내고 그들과 연결하기 위해 신을 부르는 영매자 같은 특정 형태를 호출한다. 작가는 필사적으로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가 캔버스에 드러낸 것은 산 자도 아니고 죽은자도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는 만나는 모든 대상의 정수를 볼려고 고민하고 그것을 캔버스에 그리려고 노력한다.

 

우리보다 이전의 세월을 살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사람들과 어떤 힘을 가지고 존재하는 물체가 캔버스에 동등하게 표현된다. 권순철의 경우, 얼굴, 산의 이미지 또는 다른 물체 등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얼굴을 가진 모든 존재의 삶과 이 존재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 앞에 우리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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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Hyeong Gi 김형기

 

김형기작가는 프랑스로 도불(85년)하여 회화를 비롯한 여러 장르를 경험하면서 파리 국립미술학교 멀티미디어 아트 전공을 졸업하고 프랑스 아르에메티에 국립산업학교 전산정보과학기술대학원에서 미디어&멀티미디어 학과 멀티미디어 응용의 컨셉(C.A.M.)전공 D.E.A. 학위를 받았다. 이후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미디어학과 미디어아트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에서 미디어아트 작가로 활동하였고, 2000 년 귀국하여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인천국제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비롯하여, 다양한 미디어아트 및 영상 전시 기획자이며, 또한 20회의 개인전 100여회의 단체전, 30여개의 공연예술의 영상감독과 총감독을 하였다.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 전공 교수이며 학술상(2006), 연구상(2010)을 수상하였으며, 

김형기는 작품을 통해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과연 우리 자체로 영생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 과 답을 스스로 찾고 있다. 최근 극단적으로 진보한 AI의 등장으로 인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신체는 진화하는 호모사피엔스가 아니라 일종의 변종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김형기가 창작한 물체들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경험하지 못했던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작가는 그 관계성에 시약을 떨어뜨리는 듯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작품들은 오브제가 간접자의 역할을 보여주는 방식을 다양한 형태로 보여준다. 나타나는 이야기는 생소한 듯 하지만, 결국 인간으로부터 기인했으며, 현실과 밀접한 내용이다. 무언가 기이함과 생경함이 있을 수 있으나 굳이 이의를 제기할 필요 없이 관람객들은 이러한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남의 사생활을 지켜보는 듯 일종의 관음자가 되어 관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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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inho 이민호
 

이민호작가는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고 현재 사진의 매체적 특성을 이용하며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시각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그는 회화로 미술을 입문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인물화 위주의 그림을 시작하면서 유학 시절에서의 감정들을 작품에 담아내곤 했다. 주요 주제는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어디에도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 그림의 소재가 됐으며, 서로 알아볼 수 없는 익명성에 기댄 존재들을 표현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건물에서부터 영감을 받으며 공간이 가진 의미를 주목하게 되면서 인물에서 풍경으로 바뀌게 된다. 그의 작업에서의 풍경은 도시에서 사는 현대인의 삶을 표현해 놓는다. 이민호 작가에게 풍경은 자연이 아니라 도시의 얼굴이고 표정이다. 작업에서 보여지는 풍경은 도시 속 현대인의 풍경일 수밖에 없다. 자연을 조망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여러 개의 장면과 세계를 조합하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이 충돌된 이미지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초현실적 생활을 은근히 빗대어 재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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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eon Tae 김선태

 

김선태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파리8대학원, 파리8대학·대학원 조형예술학과, 파리국립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2020 COUROIRE(스타트업 KC GLOBAL, 판교)’, 2019 걸어서 3層(갤러리초이, 서울), 김선태 초대전(한벽원 미술관, 서울), 2017 구만리九萬里(갤러리초이, 서울 ), 2016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 수상 작가전 등 수 많은 개인전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표현하며 소통하는 작가이다. 

그는 자신의 정형화된 자아를 해체하고 자신의 몸을 채우고 있던 것들을  ‘버리고 욕심과 욕망으로부터 떠나려고 비워내고 버리기를 반복한다.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예술가의 본질에 가까이 머무른다. 보이지 않는 실체에서 진리를 보고 본질의 행위를 추구한다. 어느 곳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는 작가는 주제도 버리고 제목도 버리며 재료 또한 자유롭게 표현한다. 어느 경계도 원치 않는 그의 작업은 스스로의 기다림에 응답하는 내면의 색과 형태로 강렬하게 다가선다. “ 색의 깊이와 힘, 형태의 소리와 느낌으로 개념을 거부하며 비밀스런 이야기”를 회화의 세계로 보여준다. 그의 추상적인 작품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보는 이의 영적 깊이에 따라 다른 목소리로 마음을 움직인다. “기억의 공간이 소리와 색깔로 물들고 육체의 경계와 만나는 사물들의 그림자”가 작가의 몸 안에 스며들어 형상화해 낸 작품들은 보는 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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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Jeong Bum 김정범

김정범은 1988년 홍익대학교 도예학과를 졸업했으며,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알려진 작가의 열정적이고 감각적인 조형 설치작업들은 현대예술로 인정받음으로써 국, 내외의 여러 단체전시와 기획전시 그리고 국제적인 워크숍 행사에 초청받았다.

김정범 작가는 역사적 예술 전통을 재구성하고 혼합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미술사, 역사 및 현대 자화상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런 풍부한 문화적 상징을 바탕으로 이야기 속에서 이미지, 형태, 색깔을 추상화하고 구성한다.  포스트모던 세계를 정의하는 영향, 긴장, 모순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며, 역설적 성향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은 예술과 이념, 모던주의와 자본주의와 같은 이념적 경계를 넘어 본래적인 가치를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청화라는 이름을 중심에 두며 도판, 접시, 오브제 등을 이용하여 표현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도자공예 개념에서 벗어난다. 도자 회화가로서의 자가 정체성을 신랄하고 끊임없이 푸른 감성의 리듬을 표출하여 ‘도예’ 라는 개념적 판단과 흙이 지닌 성질을 충분하게 이해하고 조형해 가며 코발트 블루는 재구성되고 관람객에게서 그 회화적 공감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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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k DongIl 박동일

 

80대 청년 박동일 화백은 우리의 내면 깊이 간직된 수많은 기억의 지층들을 작품 하나하나에 담아냄으로써, 놀랍도록 강렬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을 보면 우리는 먼저 마법같은 동심의 세계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작가가 전달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세계이다.

그것은 작품 속에 섬세하게 존재하는 여러 가지 회화적 요소들이 기억의 지층과 공명하면서 시간의 질서를 뒤엎어 버리는 세계이다. 기억 속의 시간은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이라고 쉽게 치부했던 우리는 그의 작품 앞에서 하나의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간에 대한 단순한 인식 메커니즘은, 격동하는 현대 도시인의 생활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집착하는 일종의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런데 정신적인 삶, 영혼의 삶, 인간의 내면적인 삶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어린 왕자의 소망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시각이 교차하는 세계를 우리의 눈 앞에 펼쳐 보여주는 박동일 화백의 작품세계가 비밀스럽게 발산하는 원동력은 바로 시간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다. 그의 세계는 경이로움과 순수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경이로움과 순수함은 무한한 색채의 유희로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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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kjin 백진 

 

백진은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에꼴 데 보자르) 회화과 졸업하고 1983년 이후 지금까지 10여회가 넘는 개인전 활동한 작가 백진은 프랑스에서 30여년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하며 현재 서울에서 활동 하고 있다. 그가 머물고 있는 장소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신사실파 작가인 백영수 화백의 고택이다. (신사실파는 순수 조형미술을 기치로 1947년 창립된 국내 최초의 추상미술그룹이다. 김환기를 비롯해, 이중섭, 장욱진, 유영국, 백영수 등이 그 구성원이었다. 이 중 백영수는 백진 작가의 부친이다.) 그의 작업실은 대를 잇는 화업의 결이 고스란히 묻어 있고, 백진 작가의 손때가 덧대어져 그 어느 공간보다 예술적일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 흥미로움으로 가득하다.

그를 대표하는 작업 “은하수”의 연작은 커다란 캔버스를 긴장감 있게 분할하듯 가로지르는 선과 단색 혹은 빨강, 노랑, 파랑 등 몇몇 단출한 색으로 구성된 이 그림들은 흡사 색면추상주의 작가들 작업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여러 <은하수> 시리즈에서 선보인 의미들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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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Taejeong 김태종
 

김태종 작가는 1991년 프랑스 파리 보자르 국립 고등 미술원 회화과를 졸업한 뒤 파리 제 8대학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김태종 작가는 소리와 진동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생명은 진동이며, 그 진동 안에 우리의 모든 삶이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과 고민으로부터 작업의 끈을 이어간다.

그의 내면에는 노동이 생명과 연계한 순수한 가치라는 점에 주목해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농기구를 소재로 현시대의 아픔을 회화ㆍ영상ㆍ조각, 설치 등으로 표현해 왔다.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환경오염을 환기시키는 미니멀한 작품들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영상이나 설치, 공간의 중첩, 세상의 모든 생명은 진동이며 그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의 고증을 표현한다. 나무, 물, 곤충 등 자연 이미지와 함께 환경파괴, 문명파괴-문명충돌 등 사회 고발적인 이미지를 풍자와 해학을 통해 담아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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