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2 - 4.30
< 종이의 꿈 Rêve sur papier >
신현숙, 위영혜
두 작가는 이미지의 모호함을 활용하여 삶이 남기는 흔적에 대한 은밀한 은유를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신현숙과 위영혜의 작품은 그것이 자연에서 왔든, 감지할 수 없는 세계에서 왔든, 존재와 마주하는 우리에게 존재에 대한 믿음이 되어준다.
두 예술가는 종이를 사용하여 아름답지만 불안정하고 유한한 존재를 표현한다. 작가의 치열한 탐구, 노동 그리고 섬세한 손길을 통해 불안한 세계는 에너지와 힘이 충만한 세계로 전이된다
신현숙 Shin Sook
한국화를 전공한 신현숙 작가는 화선지의 섬세함과 수묵, 그리고 여백의 미학적 감수성을 간직하고 프랑스로 유학갔다. 서구의 다양한 시각적 매체를 접하면서, 한국의 미와 서구 현대 미술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조형적으로 조화롭게 표현해내는 것이 그녀의 작업의 여정이라고 한다. 작가는 화선지를 반죽해서 캔버스에 붙이고, 먹과 수성 물감으로 채색한다. 색이 스며든 화선지의 질감(matiere)은 깊이감이 더해지며 물성의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된다.
<민들레 꽃말의 상징인 ‘죽음, 부활, 빛, 영원’의 상징성을 좀 더 내재하여 표현하고 시도하고 있다. 영원함과 순환을 상징하는 민들레의 상징성은, 순환과 우주를 표현하는 나의 작품세계와 일맥 상통하며, 이를 소재로 차용하게 되었다.> 신현숙
신현숙, 3 Eternité, 100x100cm,
캔버스에 화선지반죽,먹,아크릴물감, 2020
신현숙 ,11,Eternité, 65x54 cm, 캔버스에 화선지에,먹,아크릴물감,색연필, 2021년
위영혜 Wui Young Hye
위영혜 작가는 종이를 여러 모양으로 찢고, 그것을 채색하고 콜라주 하며 볼륨감 있게 화면을 채워 나간다. 불규칙한 형태의 종이 조각들이 우연히, 임의적으로 교차하면서 풀의 형상, 얽힌 나뭇가지 등을 상기시키며, 야생의 숲, 다채로운 꽃다발, 춤추는 꽃들이 가득한 들판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찢긴 낱낱의 종이들은 작가의 우연적이면서 주도적이고 치밀한 노동을 거쳐 활력과 에너지를 주는 견고한 이미지의 조형으로 전이되고 완성된다.
<꿈틀거리는 형상들 속에서, 중심의 색과 형태는 주변의 또 다른 색과 형태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개체들은 서로 관계하고 연결되고 확장되어 군락이 된다. 우연이 반복되며 어느 순간 필연이 되고 운명처럼 연결되어 가고 있다. 나는 이를 ‘절실한 만남’이라고 말하고 싶다.> 위영혜
위영혜, 절실한 만남- X 116.8x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0